14회 DB금융경제공모전 미국 글로벌 금융탐방 실시
금융탐방(미국) 소감문 – 14회 수상자 김홍인
안녕하세요, 제14회 DB보험금융공모전에서 우수상에 입상하고 미국탐방을 다녀온 스텝업 팀 팀장 김홍인입니다. 얼마 전 8박 10일 간의 미국금융탐방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생생한 후기를 남겨드리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공모전 참가동기
저희 팀은 처음부터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공모전에 지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같은 팀원이었던 채령이와 2023년 2학기 당시 개인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주가연계증권(Equity Linked Securities, ELS)를 주제로 레포트를 작성해서 행태경제학 과목의 과제로 제출했었습니다. 헌데 쓰고 싶은 대로 최선을 다해 쓰다 보니 10페이지 내외였던 과제 요구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40페이지에 달하는 수준의 논문에 준하는 레포트가 되었습니다. 뭔가 이대로 전선 과목 과제로만 남겨두기에는 아깝다고 생각을 하던 차에 제가 소속된 학회의 회장으로부터 DB보험금융공모전에 출품해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논문을 조금 정돈하여 실제 출품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주제는 Step Down ELS 상품의 설명서를 행태경제학적으로 보완해보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엄밀한 의미에서 행태경제학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실제 실험을 계획하여 데이터를 직접 만들고 회귀분석을 하고 초보적인 형태의 pricing model을 돌려보는 등 정성을 들여 작성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다만 저희 팀 스스로 생각했을 때에도 논의의 엄밀성과 모델의 정확성이 부족하였기에 최고의 평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홍콩 H지수의 ELS 관련 대량 손실 사태 때문에 시의성이 있는 주제기도 하였고, 다른 팀들과 달리 직접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만든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아 우수상을 수상하였음에도 극적으로 미국탐방 대상에 선정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상까지 시상이 끝나고 마지막에 우수상 수상 팀 중 미국탐방을 갈 1개 팀을 선정할 때의 그 긴장감과, 유용주 고문님께서 저희 팀의 이름을 호명하셨을 때 너무 놀라고 기뻐서 저도 모르게 일어나 소리를 질렀던 그 벅차오름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아마 앞으로도 제 인생 최고의 도파민 분비 모멘트로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금융 탐방 소감
사실 앞서 미국금융탐방 대상으로 선정됐을 때의 행복감과 설렘이 계속 유지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시상식 후 저의 개인적인 진로 일정 때문에 너무 바빴을 뿐 아니라, 조금 상황이 나아진 후에는 금융탐방 전 2회의 오티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탐방 대상으로 선정되기 이전부터 이 탐방이 단순히 관광으로 즐기는 여행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막상 실제 오티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준비를 하다 보니 그 부담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1차 오티 직후부터 각 금융사 별 조사를 하고 질문을 준비하여 정리하기 시작해야 했고, 개별 조가 확정이 난 이후에는 이른바 ‘미션데이’ 계획을 짜기 위해 머리를 싸매야 했습니다. 특히 2차 오티에서는 조별로 작성한 미션데이 계획과 금융사별 질문들, 그 외 기타 식당 예약이나 예일대 투어 계획 등 준비한 사항에서 전 방위적인 점검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때부터는 점차 이 탐방이 즐겁고 설레는 여행이 아니라 일종의 업무상 출장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JFK 공항에서 내려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고, 퀸즈에서 터널을 지나 맨해튼에 처음으로 입성하는 그 순간부터는 지난 날의 힘듦이 거짓말처럼 씻겨 없어졌습니다. 한국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압도적으로 크면서도 엔틱한 매력이 있는 건물들과, 한 블록에 온 세상을 다 모아둔 것 같은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의 모습이 저로 하여금 ‘아 내가 미국에 오긴 왔구나’하고 실감케 하였습니다. 그 놀라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첫날부터 제 입에는 ‘이것이 뉴욕이다’를 온몸으로 외치고 있는 연어 베이글이 들어왔고, 제 몸은 어느새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한 번에 보여주는 페리선 위에 실렸으며, 제 눈에는 항상 화면으로만 보던 자유의 여신상이 실물 크기로 상이 맺혔습니다. 이 순간부터 이 곳에서 보내는 시간을 한 순간도 빠짐없이 후회 없는 시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다짐을 탐방 중 방문했던 모든 금융기관과 영사관 등에서 실천했습니다. 보험사를 보유하여 독특한 대체투자 기법을 수행하던 자산운용사 Apollo, 채권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브리핑을 제공했던 Wells Fargo, 부동산 실물투자와 loan 투자를 병행하며 alpha를 추구하는 Brookfield, 그리고 자사의 포트폴리오 구성과 자산운용 전략에 대해 포괄적으로 소개한 Manulife까지 모든 금융사에서 한 마디도 빠짐없이 담아가기 위해 집중했습니다. 또한 적극적으로 질문 공세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방문했던 Apollo에서는 질문을 해야겠다는 일종의 의무감에서 기인한 질문들을 했는데, 뒤로 갈수록 훨씬 자연스럽게 실제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면서 짧은 시간 내에도 나아지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더하여 미국 뉴욕에서 한인 사회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던 뉴욕 주재 한국 영사관과 금융시장 전반의 구조를 소개하며 금융사 별 브리핑의 이해도를 대폭 증진해준 DBAA에서도 외국계 금융사에서와는 다른 깊은 깨달음을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 여러 금융사들을 돌아다니면서 과연 한국 금융사에서도 이런 체계적이면서도 독특한 투자 기법을 시행하고 있는지, 아니라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두 한국 기관 모두에서 지적한 이른바 ‘네거티브 규제’와 ‘포지티브 규제’의 문제는 법조인을 꿈꾸는 제 입장에서는 정말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외에도 뉴욕의 미술관과 박물관, 센트럴 파크, 황소상, 브루클린 브리지, 덤보, 소호거리,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광 명소들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뉴욕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이동했던 뉴헤이븐의 예일대 캠퍼스, 보스턴의 하버드 캠퍼스와 MIT 캠퍼스도 정말이지 모두 각각의 매력으로 너무나 아름다워서 다니는 내내 연신 ‘아 이게 대학이지’라고 외치며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교 캠퍼스 투어 이후 보스턴 시내로 이동해 보낸 시간은 뉴욕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17세기부터 시가지가 형성된 보스턴에서는 아무 생각없이 걷다 보면 뜬금없이 400년된 성당이나 건물들이 튀어나와 카메라가 쉴 틈이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만큼 오랜 역사와 전통이 현대적인 건물 및 사람들과 어우러져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매력적인 경관을 자아냈습니다. 뉴욕과 보스턴의 이런 수많은 장소들에서는 금융사 방문만으로는 얻을 수 없었던 더 큰 세상에 대한 깨달음, 문화권에 대한 이해 등을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
저는 ‘매 순간을 후회없이 살자’를 제 삶의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어떤 일이 펼쳐질 지 모르고, 내가 했던 선택이 돌이켜보면 당시 상황에서 최선이 아니었을 수 있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면 현재의 information set이 없는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기 때문에, 후회가 남지 않겠죠. 그 마음으로 보낸 지난 1년여의 시간에 대한 선물이 이 DB미국금융탐방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비록 한 전선과목의 과제일 뿐이지만 다루고 싶었던 분야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한 결과 공모전에 제출할 만한 퀄리티의 페이퍼가 나왔고, 그 페이퍼를 최선을 다해 정리해서 포인트만 7분안에 말할 수 있도록 수도 없이 연습한 결과 부족한 연구임에도 미국금융탐방 대상으로 선정되었으며, 미국에 가서도 최선을 다해서 질문하고 사진을 찍고 담아가려 한 결과 탐방을 통해 얻으리라고 생각지 못했던 수많은 교훈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내가 이 대회에서 상을 탈 수 있을까?’, ‘내가 미국에 가서 영어로 잘 질문할 수 있을까?’ 등의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라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 주어진 과제에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회는 결국 준비된 사람에게 오는 것이라는 사실은 이번 14회 보험금융공모전을 통해 깨달은 가장 큰 교훈입니다.
이미 미국 탐방 대상으로 선정되신 분이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위 모토를 미국 가서도 꼭 새겨보세요. 특히 금융사에 가서 질문하고 토론하는 것이 생각보다 전혀 어렵지 않고 오히려 재밌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어요. 금융사에 계신 분들도 다 한때 저희 같은 학생이었단 걸 기억하는건지, 강의 도중에 궁금해지는 내용을 즉시 질문해도 전혀 불쾌하거나 당황해하지 않으시고 아주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십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첫 방문사였던 Apollo에서는 다소 경직된 자세로 있었던 것이 이번 금융 탐방에서 유일하게 남는 후회입니다. 심지어 제가 영어 스피킹이 그다지 유려하지 않은 편임에도(질문하는 도중에 파산, 여론 등 상당히 기본적인 영어 단어들이 생각나지 않아 더듬거렸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꾸역꾸역 내뱉으려 하니 다들 끝까지 들어주고 찰떡같이 알아듣더군요. 비단 금융사 방문에만 적용이 되는 말이 아닙니다. 상점에서 주문을 하는 것도 처음에는 너무 어려웠지만 하다보니 자연스러워졌고, 현지인과 간단한 대화를 하는 것도 재밌어졌습니다. 그냥 일단 생각나는대로 뱉어보시길 바라요.
이외에도 할말이 너무나도 많이 생각나지만 정돈되게 전달해 드릴 수 있는 것은 이 정도인 것 같습니다. 아직 공모전 참가를 망설이고 있으신 분이라면 대학 생활 중 본 공모전만 한 기회는 없다고 장담하니 꼭 한 번 최선을 다해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미국탐방 대상자로 선정되신 분이라면 오티부터 열심히 준비하셔서 탐방을 의미 있게 가져 가길 바랍니다. 오티 때 준비하는 것은 다소 힘들었지만, 결국 그때 고생을 해서 성공적으로 탐방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